대구 키다리아저씨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와...1억 2천만원 기부해
대구 키다리아저씨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와...1억 2천만원 기부해
  • 조현배 기자
  • 승인 2018.12.2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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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필요한 것들은 다 가졌기에 나머지는 나누고 싶어요."

24일 오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전화가 한통 걸려왔다.

"오늘 시간 있는교? 저녁에 같이 밥 한끼 하입시더."

그날 저녁 대구 시내 한 식당에서 60대로 보이는 남성이 1억 2100만 원짜리 수표가 든 봉투를 대구공동모금회 관계자에게 건넸다

다달이 1000만 원씩 12달을 꼬박 모았다. 이자까지 100만 원 붙었다.

"올해는 경기가 좋지 않아 돈 모으기가 쉽지 않았다."

"쓰고 싶은데 쓰지 않고 소중하게 모은 돈을 주위에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 전해달라."라고 했다.

함께 온 그의 부인은 "남편은 어릴 적 꼭 공부하고 싶었지만 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남들을 돕는데 더 열성적으로 앞장서는 것 같다."라고 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대구 키다리아저씨.

지금껏 7년 동안 모두 8차례에 걸쳐 9억 6000만 원을 기부했다. 

2012년 1월 대구공동모금회를 찾아 1억 원을 기부했다. 

2012년 1억 2300만 원, 2013년 1억 2400만 원, 2014년 1억 2500만 원, 2015년  1억 2000만 원, 2016년 1억 2000만 원, 지난해 1억 2100만 원씩을 그해 12월에 건넸다. 

대구에서 개인 가운데 기부금을 가장 많이 냈다.

끝까지 그는 이름 밝히지 말아 달라고 했다.

오직 식당에서 오간 그의 기부에 얽힌 사연만이 세상에 떠돌고 있다. 키다리아저씨란 또다른 이름과 함께.

그는 "작은 단칸방에서 시누이와 함께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아직도 갖고 싶은 것들이 많지만 그나마 꼭 필요한 것들은 가졌기에 나머지는 나누고 싶다."라고 했다.

대구 키다리아저씨는 올해도 이름을 밝히지 않고 1억2100만 원을 선뜻 내놓았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대구 키다리아저씨는 올해도 이름을 밝히지 않고 1억2100만 원을 선뜻 내놓았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