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번 찔러 계획적 아니다?…친할머니 살해 10대 '묵묵부답'
수십번 찔러 계획적 아니다?…친할머니 살해 10대 '묵묵부답'
  • 뉴스1
  • 승인 2021.09.0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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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친할머니를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를 받는 10대 형제가 31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구지법 서부지원에 도착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1.8.31/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자신을 길러온 70대 친할머니를 흉기로 무참히 찔러 살해한 대구 10대 형제의 영장실질심사가 31일 대구지법 서부지원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1시쯤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으로 법원에 도착한 A군(18)과 동생(16)은 "범행을 사전에 모의했느냐", "할머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무덤덤한 표정으로 아무 답변을 하지 않고 변호사 접견실로 들어섰다.

형제 측 국선 변호사는 취재진과 만나 "계획을 하거나 사전 모의에 의한 범행이라기보다 우발적으로 이뤄진 것 같다"며 "살인에서 계획된 범죄의 경우 보통 한두차례만 찌르는데 수십차례 찌른 점으로 미뤄 우발적으로 흥분 상태에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범행에 가담한 동생의 경우는 적극적인 가담이 아니라 단순 방조가 아닐까 싶다. 뇌졸중을 앓아 정서적으로 불안한 동생은 형이 하자고 하니까 따랐던 것 같다"고 했다.

변호사는 "형제가 아직 자신들이 저지른 범죄가 얼마나 큰지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변호사 입장에서 봤을 때 계획된 범죄가 아니라 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경찰은 이들의 범행이 사전에 모의한 계획된 범죄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30분간 진행된 영장실질심사 후 "할머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 "후회하지 않느냐", "범행을 사전에 계획했느냐"는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도 형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호송차에 올랐다.

이들은 전날 오후 0시10분쯤 대구 서구 비산동의 주택에서 자신의 친할머니(77)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존속살해)로 현장에서 긴급체포됐다.

손자가 휘두른 흉기에 30여차례 찔린 할머니는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머리와 얼굴, 팔, 등 전신에 부상 정도가 심해 결국 숨졌다.

숨진 할머니는 형제의 부모가 헤어진 뒤 9년 동안 이들을 길러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집에는 A군과 동생, 할머니, 할아버지(93)가 있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할머니가 잔소리를 많이 하고 심부름을 시켜 짜증났다"는 이유로 범행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 형제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오후 결정될 예정이다.